잠베지 강에서 보낸 마법 같은 시간 – 잠비아 여행 #1

잠베지, 생명이 흐르는 ‘위대한 강’

 

호텔로 올 때 탔던 보트는 다시 탔다. 보트 사파리 복장은 편안한 게 좋다. 우리처럼 보트 사파리를 즐기러 나온 다른 배들도 많았다

 

빅토리아 폭포(Victoria Falls)가 보이는 잠비아(Zambia) 리빙스턴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한 뒤에는 아프리카에서 4번째로 긴 강이자, 빅토리아 폭포를 품은 잠베지 강(Zambezi River – ‘큰 수로’, ‘위대한 강’이라는 뜻)에서 보트를 타고 선셋을 즐기기로 했다. 바로 보트 사파리다.

빅토리아 폭포 사파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액티비티 중 하나이다. 그 이름처럼 보트를 타고 나가 잠베지 강에 사는 동물들을 만난다. 강을 사이로 나뉘어 있는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구경 한 뒤에는 섬에 잠깐 내려서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마시며 휴식도 취한다. 마지막으로 잠비아의 선셋을 바라보며 호텔로 돌아오는 코스다.

나는 처음에 배라고 해서 큰 크루즈를 타러 나가는 줄 알고, 원피스를 입고 나왔는데, 큰 배가 아니라 적당한 크기의 보트를 타고 사파리를 즐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처럼 큰 배인 줄 알고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옷차림은 편한 게 좋다. 아무래도 잠베지 강에는 여러 동물이 살고, 특히 성격이 더러운 하마들도 있기 때문이다. 보트 출발 전 보트 사파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잠베지 강 보트 사파리를 하는 동안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잠베지 강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소개하고 잠비아와 짐바브웨(Zimbabwe)가 나뉘어 있는 곳을 보여준다고 한다. 처음에 말이 너무 빨라서 너무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꿋꿋이 아프리카 여행을 했다

 

잠베지 강은 무척 넓고 길어서 한참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한쪽의 끝은 빅토리아 폭포이겠지만…

 

가이드는 멀리 있는 새를 가리키며 잠비아에 사는 새에 대해 설명했는데, 나는 열심히 사진 찍느라 영어 설명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기린, 그 기린이었다

 

잠베지 강에는 많은 섬이 있는데 그 섬에 사는 기린을 발견했다. 역시 아프리카의 클래스는 남다르다. 물 위에서 보트를 타고 가는데도 이렇게 육지에 사는 동물들을 볼 수 있다니, 너무 신기했다. 알고 보니 내가 묵었던 리빙스턴 호텔에도 기린이 잔뜩 살고 있어서 잠비아에서 머무는 동안은 계속 기린을 볼 수 있었다. 더는 신기한 동물이 아니게 된 기린이랄까…

잠베지강은 동물들에겐 생명의 강이다. 강을 가운데 두고 잠비아와 짐바브웨, 두 나라가 나눠져 있었지만 동물들은 잠베지에 터를 잡고 두 나라를 오가며 평화롭게 산다. 아프리카에서 이렇게 많은 물을 보니 너무 좋았다.

 

우리 보트 옆으로 큰 보트가 왔는데, 그때 하마가 출현했다. 하마가 몰려있는 것을 보고 옆 보트에 있던 사람들이 신나게 사진을 찍는다

 

너무 귀여워 보이는 하마 같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훨씬 크고, 성격이 더럽다. 공격적이라서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가이드가 설명해줬다. 그러나저러나 다들 하마의 매력에 풍덩 빠진 표정이다. 하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른 배들도 몰려들기 시작했다. 역시 하마의 인기는 뜨겁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칠세라 당황하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막상 찍고 나니 더 놀랍다. 하마는 진짜로 보트 앞까지 와서 우리 배를 씹어 먹을 기세였다. 그리고 보트 뒷부분이 닿을 뻔했는데, 하필 나는 보트 뒤에 앉아 있었다. 더 생생했다. 하마한테 공격을 당하다니… 나름 특별한 경험이다

 

하마 가족이 떼로 모여 있는 것을 발견! 코를 벌름거리며 보트 근처까지 다가온 하마 가족 때문에 다들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데, 이게 웬일! 하마 한 마리가 소리를 내며 우리 보트를 향해 달려왔다. 그걸 본 가이드들은 난리가 났다. 보트의 시동을 걸고 잽싸게 도망간다. 위험한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웬 연기일까 싶었다. 물이 떨어지는 높이가 높다 보니 저런 수증기가 생긴다고 한다

 

멀리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같은 게 보였다. 바로 빅토리아 폭포에서 발생하는 건데 물이 바닥에 떨어질 때 튀어 오른 무수히 많은 물방울이 수증기처럼 보이는 거다. 빅토리아 폭포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폭포 앞에 서면 엄청난 수증기 때문에 비가 오는 것 같다고 한다.

잠비아 여행 마지막 날 일정이 빅토리아 폭포 바로 앞까지 트레킹을 하는 거라 무척 기대됐다.

 

 

믿기지 않는 마법 같은 시간

 

맛있는 닭고기! 보트를 타고 한참 이동했는데도 따끈따끈했다. 아프리카 채소들은 더 달콤하고 신선하다. 소고기구이 같은 음식을 비롯해 진수성찬이 펼쳐졌다

 

잠깐 섬에 보트를 대고 내렸다. 간단한 간식을 먹고 선셋을 구경한단다. 테이블도 금방 만들어 준다. 보트에서 꺼낸 음식들은 내가 좋아하는 고기들! 채소 스틱과 만두 튀김 같이 생긴 튀김, 그리고 고기, 닭 날개 요리까지, 역시 아프리카 음식들은 너무 맛있다. 얼른 사진 찍고 먹기 시작!

 

아프리카의 해는 더 붉게 느껴졌다

 

맛있게 간식을 먹고 나니, 해 질 녘이 다 됐다. 붉은 태양이 잠베지 강 너머로 졌다. 하늘도 맑고, 공기도 깨끗하고, 폭포와 강이 흐르는 소리도 너무 좋았다. 정말 최고였다. 여유롭게 해가 지는 모습을 섬에서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 뒤, 호텔로 향했다. 알차고 즐거웠던 시간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많은 여행자들이 잠비아 선셋을 보러 나와 있었다. 보트 스테이션은 이미 만석이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아 음료수를 시켰다. 그라데이션으로 물든 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유독 매직아워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분명 해는 아까 졌는데?

 

아름다운 빛들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멋진 순간을 보여주었다. 와, 이건 정말 특별해!

 

아이스티를 시키고 인터넷을 하며 쉬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하늘에서 빛이 갈라지는 것 같은 신기한 풍경이 펼쳐졌다. 앉아있던 사람들도 모두 일어나 멋진 하늘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거나 말없이 지켜보았다. 나도 얼른 사진을 찍고 난 뒤에는 너무 신기해서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았다.

잠비아의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져 가면서 신비로운 광경도 사라져갔다. 하지만 붉은 매직아워는 계속되었다. 잠비아 여행의 첫째 날이 신비롭게 지나갔다.

 

잠베지 강과 믿기지 않는 매직아워 그리고 여행자. 정말 나에겐 너무 특별한 시간이어서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렇게 사진을 다시 봐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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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연

민지연

아직도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배우고 있는 여행자이자, 나만의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10년 차 경력의 사진가. 3년 전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아프리카에 다녀온 뒤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따뜻한 꿈을 찾아 틈틈이 세상을 여행 중이다. 사진가인 남편과 함께 사진&여행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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